내 블로그에 소개하는 첫 번째 책은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다.
일단 너무 기쁘다.
첫 소개하는 책이 내 마음에 쏙 드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중랑구립정보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책이다.
평소 에세이 책을 좋아하는 나는 그날도 하이에나처럼 에세이 코너에서 새로운 책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내 마음의 소리 같은 책과 만났다.
그래, 맞아.
운동은 원래 죽을 것 같은때나 시작하는 법이지
책 안에서 고영 작가님은 운동러 3년차다.
너무나 공감가는 이유로 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 이 책을 만난다면 '난 운동엔 관심 없어..' 라며 넘겨버릴 수 있다.
그 점이 이 책의 유일한 약점이다.
운동이야기가 맞지만 아니니까 잡숴보세요~! 잡숴봐!!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책은 제목은 길지만,
(이젠 줄임말로 이죽싶운 이라 부르겠다. ㅋㅋ)
표지만큼이나 귀엽고 공감가는 초보 운동러의 사람냄새나는 이야기다.
이죽싶운 책으로 나는 운동에 대한 환상이 부서졌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했다.
운동과 블로그가 뭔 상관이냐며 딴지를 걸어올지 모르지만, 책을 읽은 나와 같은 독자는 이해할 것이다.
조금 더 설명을 보태면, 운동보다는 도전에 대한 환상이 부서졌다고 말하는게 더 정확하겠다.
사회인이 되고 짬밥을 먹다보니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배워가는 과정에서 서툰 나 자신을 용서하기 쉽지 않았다.
처음 배우는 것과 나이는 전혀 상관 없는 것은 알지만,
자꾸 망치고 다치고 어이없는 실수들이 얼마 없는 내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그러다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다시 도망친다.
책 속 운동초보였던 작가의 모습을 보니 3개월 헬스권을 끊고 4일 동안 런닝머신만 주구장창 했던 일, 댄스학원에 가서 뻣뻣한 몸 때문에 재활치료수준이라며 웃었던 일과, 앙금플라워 클래스에서 2주차 만에 포기하고 싶다는 말이 나왔던 화려한 내 과거가 떠올랐다.
책을 읽는 동안 공감가는 일화들과 포기하고 싶었던 이유들이 너무 이해가 돼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고,
도대체 무엇이 운동을 취미로 만든걸까 싶은 마음으로 다음페이지가 궁금했다.
나는 결국 모두 다 때려치웠지만, 계속 고민하고 발전해서 결국 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작가가 된게 정말 멋져보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도 닮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멋진 사람은 원래 닮고 싶은 법이니까.
내 마음을 사로 잡은데에는 요 귀여운 일러스트가 빠질 수 없다.
책 표지에도 드러나지만,
책 속 코너에 작은 그림들이 파라락만화로 이어져서 빠르게 넘기면 이렇게 스쿼트를 하고있는 고영작가님과 만날 수 있다.
ㅋㅋㅋㅋㅋ
작지만 귀여운 디테일이 너무 좋다.
이죽싶운은 단순히 운동을 권유하는 책이 아니다.
집 회사 집 회사를 전전하는 평범한 30대 회사원이 척추교정 수술비를 아껴보자는 심보로 운동에 뛰어들었다가
운동을 통해 다른 세계로 나아가서 배운 점들을 기록하고, 독자에게 같이 나아가자고 응원하는 책에 더 가깝다.
나는 내 문제를 꼬집는 책보다 용기를 주는 책을 더 좋아한다.
채찍보다 당근을 훨씬 좋아하는 편식쟁이이다.
당근만 먹고도 이렇게 잘 컸다고 내가 증명해보일테다.
채찍은 아파서 싫다. 팩트폭행도 폭행이다.
고영님은 운동으로 다른 세계로 뻗어갔지만, 용기를 얻은 나는 블로그로 나아가보려한다.
다른 세계야, 내가 나타나면 서툴러도 나 좀 따듯하게 반겨줘
그동안 운동하는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끈기있는 모습들이 강조되어서 나와는 다른 종족이라고만 생각했다.
나는 게으른 종족이니까,
나는 게을러 터진 만두니까,
나는 밀린 드라마랑 무한도전 돌려보는게 더 재밌으니까,
이죽싶운을 읽고 난 후 지금 내 시점은 운동하는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들이 맞았다.
그리고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부지런하다.
고로 독서가 취미인 나도 부지런하다.
이런 엄청난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지인은 이제 게을러터진 만두가 아니다.
독서를 당당히 취미라고 밝힐 수 있고, 블로그로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작은 고양이다.
내가 고양이를 좋아한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 진솔한 PT 후기가 궁금하가면 엿보기 가능
- 운동이 취미인 그대 당장 읽어보시길
- 새로운 취미를 찾고 있는 그대도
- 2030이세요? 여성이세요? 헬스를 좋아하세요? 근데 왜 망설여요. 읽어보시라구요!!!!!
- 운동선배의 조언이 필요한 그대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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