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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었다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숲이 있다

by 이지인 2021. 5. 21.

연녹색 잎들이 나날이 짙어지는 오월

이번에는 자연과 숲에 관한 책을 소개하기로 한다.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숲이 있다' 는

자연과학 책으로 사실은 나와 그리 친하지 않은 계열의 책이다.

 

내가 워낙 문과재질인간이기도 하고,

그나마 자연과학은 가끔 들으면 재밌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나오는 유래나 원리는 어렵다.

그래서 과학 관련책은 정말 배워야하는 과목이 아니고는 

쳐다도 안 보는 책이었다.

 

 

도서관 가는 길 기분이 좋다

 

그러다 여러계열의 책들이 한데 놓여있는 신간코너에서 만난 이 책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숲이있다'

책 제목도 그리 이과스럽지않으면서, 작가가 존댓말로 적은 서체가 마음에 쏙 들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이 존댓말로 적혀있으면

나도 모르게 책을 읽는 내내 존중하면서 읽게 되는 기분이라 존댓말 책을 더 선호한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책의 내용은 숲, 자연에 대한 이야기다.

자연을 가장 깊게 느낄 수 있는 곳이 숲이라, 숲에서 벌어지는 작은 자연의 변화들을 담았다.

 

개인적으로 피톤치트의 향과 숲이 주는 기운을 좋아해서 식물들의 이야기가 늘 궁금했고 알고싶었는데

교양도서답게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자연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분명 숲에 관한 내용으로 이야기가 시작 되지만, 이야기의 끝은 사람사는 이야기인 부분이 이 책의 매력인듯하다.

꽃이 피고 지는 자연현상에서 청소년의 섹스, 성교육, 성관계를 하는 인간이 가져야 할 책임감까지

이야기 가지가 쭉쭉 뻗어난다.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고, 계속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특히 후회없는 삶을 보는 작가의 관점이 위로가 됐다.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는 있기마련이고, 그 선택을 후회로만 두지말고 좋아한다.

 

치열하게 고민한 결정에도 후회가 남을때는 자기혐오로 얼룩져서 아플때가 있었는데,

그 선택이 과거가 돼버린 시점에서는 알아차리기 힘들겠지만,

그 떄의 나는 분명 누구보다 나를 위해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었을것이다.

나는 그냥 나를 좀 더 믿어줄 필요가있다.

내 과거의 선택을 믿고 좋아하면서 기다려주자.

 

 

 

책 속의 이야기는 궁금했던 자연에 관한 여러 지식들을 전하면서

숲속 나무와 풀, 벌레들을 통해 나를 비추어보고 자아를 찾아가는 방법도 안내해준다.

 

그동안은 내 자아를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자격증을 따는것처럼 자아를 찾기 위해서는

최소 유럽으로 해외여행도 두세번 다녀와야하고, 해외 봉사도 다녀와야 해서

아무튼 돈 좀 드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보니 자아는 내가 나를 발견하고 보는 게 전부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내가 입 바깥으로는 내뱉지 못하지만 문득 생각나는 마음속의 말들,

좋은걸보고 감탄하면서 나오는 소리들,

이것들이 그동안 내가 찾아다녔던 자아의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만화가면서 숲 해설가인 작가의 직업적 특색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귀여운 삽화들을 만날 수 있다. 

도토리거위벌레는 사진으로 봤으면 좀 무서웠겠지만 그림이라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었다.

 

벌레는 분명 나보다 작은데 너무 너무 무섭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읽는 내내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나도 배우고 싶어졌다.

지금보다 더 자연을 사랑하게 되면 나도 더 큰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 숲이 있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더라면 더 좋았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청소년인 동생이 있거나,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더 적극추천하는 책이다.

 

아 물론 지금의 내가 읽어도 정말 좋은 책이었다 !

어른 아이 구분없이 자연과 삶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책이기때문이다.

 

 

 

자연과학 코너가 멀게만 느껴졌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친해지는 계기가 생긴 책이라 더 애정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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